게임

토탈워: 쇼군 2

미사리 건더기 2024. 11. 9.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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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새로운 지평

 

오늘 리뷰할 게임은 바로 SEGA에서 출시한 토털워 쇼군 2입니다. 토털워 시리즈는 1998년 쇼군 토털워로 시작해 중세유럽, 근대유럽, 고대유럽, 나폴레옹전쟁, 판타지 세계관등 다양한 무대를 배경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시리즈입니다. 

기존의 대다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들은 하나하나의 유닛을 생산해 개별유닛을 지휘하는 시스템이었고 대규모 전투라고 해봐야 기껏 수십~수백 기의 유닛이 서로 투닥투닥하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쇼군토탈워
내가 바로 쇼군이다

 

하지만 중세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쇼군 토탈워는 최초로 부대 개념을 도입해 개별 유닛이 아닌 부대 단위를 지휘하여 전투를 수행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으며, 개별 부대는 최소 수십에서 최대 1~200명까지 편제되어 있어 전투가 벌어지면 수천 명의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전투를 지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허접해 보여도 당시로써는 충격적일 정도의 시스템이었음

 

하지만 당시 그래픽 기술의 한계로 인해 막상 전투가 벌어지면 2D 병사들이 투닥투닥하다 픽 하고 쓰러지는 지금으로서는 다소 김 빠지는 연출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토탈워 쇼군이 출시된 지 약 11년 뒤 본격적으로 3D 그래픽과 모션 캡처를 사용해 리얼한 전투를 구현한 토털워 쇼군 2가 발매됩니다. 

쇼군토탈워2

 

일단 컷신에서 부터 유저를 압도하는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일본 전국시대의 맹장으로 유명한 다케다 신겐과 신겐의 영원한 호적수 우에스기 겐신의 전투장면을 섬세한 3D 그래픽으로 보여주며, 유저들로 하여금 본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줍니다. 

다케다신겐
풍림화산의 다케다 신겐

 

 

쇼군토탈워2
우에스기 겐신의 성으로 돌격하는 다케다 군

 

쇼군 2는 크게 3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쇼군 2 : 사무라이의 태동, 쇼군 2, 쇼군 2: 사무라이의 몰락입니다. 각각 일본의 사무라이가 발흥하던 시기, 그리고 사무라이 시대의 정점이었던 전국시대, 마지막으로 대정봉환과 함께 몰락해 가는 사무라이와 근대 일본을 배경으로 장장 700여백년에 달하는 서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토탈워 쇼군
토탈워 쇼군2 메뉴화면 (한글패치)

 

쇼군 2 본편을 제외한 사무라이의 태통과 사무라이의 몰락 2편은 유료 DLC인데, 사무라이 칼싸움이나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처럼 개틀링으로 사무라이 학살하는 재미에 하는 게임인지라 사무라이의 태동은 패스하고 본편과 사무라이의 몰락만 구매했습니다. 

 

캠페인 소개

 

오늘은 쇼군2 본편 리뷰를 진행해 보려 합니다. 리뷰를 위해 선택한 오늘의 가문은 바로 시마즈 가문입니다. 시마즈 가문은 훗날 메이지 유신의 주역이 되는 사쓰마 번의 다이묘 가문으로 제국주의 시대 조슈 번과 함께 일본을 양분하게 되는 가문입니다. 조슈번은 육군, 사쓰마번은 해군을 각각 맡아 전쟁 기간 내내 서로를 견제하는 삽질을 모습을 보여주죠. 아무튼 그건 400년 후의 일이고 본 편에서는 그냥 규슈 최남단의 별 볼 일 없는 촌 구석 무지렁이 가문입니다. 

 

본편에서는 총 11개의 가문중 하나를 선택해서 플레이 할 수 있는데, 전국시대라는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모든 병종이 동일하기에 개성을 부여하기 위해 약간의 고증을 참고로 가문별 특수 유닛 또는 강한 유닛을 하나씩 배정해 줍니다. 시마즈가문의 경우 당시 검술로 유명했던 만큼 본작의 주력 부대인 카타나 사무라이가 강합니다. (여기서부터 개사기 가문의 냄새가 납니다) 게임의 최종목표는 당시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를 점령해 아시카가 막부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쇼군이 되는 것.

 

연구 아이콘을 클릭하면 각각 군사, 통치 분야 2개로 나뉘어진 스킬 트리를 볼 수 있는데 여기서 각종 기술을 연구하여 

특정 병과를 해금하거나 가문의 각종 능력치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무사도는 군사기술, 치도는 통치기술을 연마할 수 있습니다.

 

 

게임 첫 화면

 

 

토탈워 시리즈는 전략화면과 전술화면 2가지 화면에서 게임이 진행되는데 턴제 기반이라 자기 턴이 되면 군대관리, 기술개발, 영지관리, 외교 등 영지를 경영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규슈 남단에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영지와 그 옆에 웬 깃발을 들고 있는 사무라이 한 명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전략화면입니다. 옆에 깃발을 들고 있는 사무라이는 부대를 의미하며 깃발아래 하얀 줄은 부대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이제 막 시작한 게임이라 총병력이 깃발의 1/6 수준밖에 안 됩니다.  

 

첫 임무 발생. 임무를 제한시간내에 달성하면 소소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음

 

첫 임무가 발생합니다. 이토 가문이 차지하고 있는 오스미 성을 차지해야 합니다. 시작하자 마자 오스미 성을 방어하고 있는 군대는 미미한 숫자이므로 자동 전투로 바로 점령하고 이토가문의 본거지인 휴가성으로 진격합니다. 

휴가성에서 농성중인 이토군. 전력이 엇비슷해 보인다.

 

전투가 시작되면 전술화면으로 넘어게 되는데 쇼군 2의 경우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컷신으로 아군 장수가 연설을 하는 화면이 나오는데 이때 대치중인 아군과 상대가문의 상성관계 및 부대의 우열 등에 따라 대사가 조금씩 바뀝니다.

너는 그렇다 치고 병사들은 무슨죄....

 

평화롭기 그지없어 보이는 저 푸른 초원이 곧 붉게 물들게 되겠지요
전투전 부대배치 화면

 

전투 전에 이렇게 부대를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극초반인 관계로 부대가 겨우 8개밖에 안됩니다. 병력은 1200여 명 남짓.

시마즈 요시히로와 그 아들이 지휘하는 직속 기병대가 약 75기, 일본도로 무장한 가타나 사무라이가 146기, 창 으로 무장한 야리 사무라이가 146기 그 외 창병과 궁수가 각각 약 300기 정도 됩니다.  부대배치는 소규모 접전을 대비한 가장 평범한 진형으로 양익 선두에 궁수대, 1열 중앙에 적 기병대의 돌격을 막기 위한 창 사무라이,  2열 양익에는 창 아시가루, 가장 핵심인 2열 중앙에는 강력한 가타나 사무라이를 배치합니다. 

초조하게 적을 기다리는 창 사무라이들
이토군의 돌격

 

전략화면에서 이토가문의 선공으로 전투가 시작 됐기 때문에 시마즈 가문은 수비, 이토가문이 공격해 들어옵니다. 

방어군의 경우 부대 편제에 맞춰 원하는대로 대형을 짜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에 비해 공격군의 경우 대형이 흐트러지거나 달리기를 할 때 스태미나가 감소하는 등의 페널티가 있어서 병력이 압도적으로 우월하지 않은 이상 당연히 방어가 공격보다 유리합니다. 

 

시마즈 창 사무라이 vs 이토 창 아시가루의 접전

 

적도 역시 고지식하게 정면돌파를 시도 합니다. 중앙에 창 아시가루 부대를 투입하고 이어 다이묘와 다이묘의 아들이 이끄는 기병대가 2파로 투입됩니다. 

 

이토군의 돌입

 

이토 군이 중앙에 전력을 집중하며 후방에서 궁수대로 지원사격을 해줍니다. 초반에 양익 선두에서 적을 견제하던 아군 궁수대는 이토 군이 돌입해 오자 아군 창병 아시가루 뒤로 퇴각합니다. 

 

중앙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사이 시마즈군의 기병대가 좌측으로 우회합니다.
시마즈 기병대의 우회 공격

 

시마즈 요시히로가 이끄는 약 80기의 기병대가 접전지역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이토군의 궁수대를 급습합니다. 대기병수단이 전무한 이토 군의 궁수대는 학살을 면치 못합니다. 잠시간의 접전 후 이토 군의 궁수대가 패주하기 시작합니다.

후방에서의 기습돌격

 

궁수대를 궤멸시킨 기병대는 이어 중앙에서 격전을 펼치고 있는 이토군의 후방으로 돌격합니다.  후방에서 달려오는 시마즈의 기병대를 본 이토 군의 병사들은 패닉에 빠져 패주하고 맙니다. 

 

적의 부대가 모두 패주하였으므로 전투는 끝이 납니다.

 

적의 부대가 모두 패주하게 되면 추격을 해서 전과를 확대하거나 아니면 전투를 종료할 수 있는데 사실 그냥 전투 종료해도 별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패주하는 적을 쫓아가며 학살하는 재미가 이...

 

다이묘와 후계자까지 모두 전사함에 따라 풍전등화의 상태가 된 이토가문

 

선공을 걸어온 이토 군이 패주함에 따라 다시 전략화면으로 돌아옵니다. 이전 전투에서 궤멸된 이토 군의 잔당은 고작 186명뿐이고 그나마도 모두 아시가루뿐입니다. 반면 시마즈 군의 편제는 아직 건재합니다. 하지만 벌써 3번이나 전투를 치른 뒤라 시마즈 역시 병력손실이 적지는 않습니다. 

 

규슈 남단 3개 영지를 모두 확보했습니다.

 

이토가문의 멸망과 함께 규슈 남단의 3개 영지를 모두 확보하고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됩니다. 시마즈의 경우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대신 해외 교역을 할 수 있는 무역로를 초반에 선점할 수 있어 초 중반이 지나게 되면 어마어마한 돈을 쓸어 담을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시 주력이 되는 가타나 사무라이 특수가문일 뿐 아니라 이러한 지리적 특수성 덕에 초심자가 플레이하기 매우 적합한 가문입니다. 

 

영지관리 팁

 

특히 게임 중반을 넘어가면 다이묘의 명성치가 점점 높아지다가 명성치가 최고조에 다다르면 전국포위망이라는 것이 형성되는데, 실제역사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전국의 다이묘들이 동군과 서 군으로 나뉘어 싸웠던 세키가하라 전투를 모티브로 만든 시스템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처음엔 플레이어 동맹 vs 나머지 다이묘의 구도로 전쟁이 진행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다른 가문들의 외교 적대치가 높아지면서 결국 수십 턴 내에 동맹을 포함한 전 일본이 적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일정한 전선이 없이 사방에서 적이 밀고 들어오게 되며, 무역도 할 수 없어져서 재정적자가 눈더미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게임플레이 시 중반 이후 루즈함을 없앨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인데 오히려 이 비현실적인 시스템 때문에 몰입이 방해되는 게 사실입니다. 

 

이 명성치는 전투에서 이길수록 올라가므로 불필요한 전투를 줄이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영지를 관리하여 재정상태를 최소 턴당 1500 골드 이상 흑자로 만들어 놓고 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국포위망이 뜨자마자 기습적으로 교토를 함락시킨 후 4 턴 = 1년을 버티면 새로운 쇼군으로 등극되고 플레이하는 가문이 새로 막부를 열게 됩니다. 새로 쇼군이 된다고 해서 전국 포위망이 풀리는 것은 아니므로 승리조건에 해당하는 영지를 사전에 점령하고 마지막으로 교토를 점령 후 4 턴을 버티는 플레이가 추천됩니다. 

1598년 가을. 시마즈 막부가 수립되었습니다.

 

또 토털워는 게임 배경이 되는 시대의 유명한 전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역사적 전투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는 전통이 있습니다. 쇼군 2 역시 전국시대 및 메이지 유신 시기 유명했던 전투를 구현해놨습니다. 

 

세키가하라, 나가시노, 카와나카지마 전투 등 전국시대 유명했던 전투를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장점과 단점

 

2011년에 발매 됐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꾸준히 플레이하고 있을 만큼 몰입도가 높습니다. 흔히 문명 시리즈를 타임머신이라고 얘기하는데 토탈워 시리즈도 문명시리즈 못지않은 타임슬립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한턴만 더! 한턴만 더!'를 외치다가 밤을 새웠던 날이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물론 전국시대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쉽게 지적하실 수 있을 정도로 고증오류가 넘쳐나긴 합니다. 대표적으로 사무라이만으로 구성된 부대의 존재라던가 (이해가 쉽도록 조선식으로 표현하자면 포도대장만으로 구성된 부대가 있는 격) 닌자로만 구성된 부대가 존재한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제작사 측에서도 이런 점을 몰랐던 건 아니고 사실 의도한 고증오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쇼군 2를 플레이하는 대다수의 유저들은 사무라이들의 칼싸움 구경 하는 재미에  플레이하는 건데 아시가루만 주야장천 나와버리면 재미가 대폭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모션캡처 방식으로 일일이 격투신을 만든 덕에 교전 중에 전장을 확대해 보면 웬만한 사극 전쟁신 보는 느낌이 날 정도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확장팩에서 임진왜란이 다뤄지지 않은 부분은 좀 아쉽습니다만 본작 자체가 사무라이라는 일본 무사집단의 형성부터 몰락이라는 서사를 다룬 게임인지라 맥락상 이해가 안 가지는 않........................... 기는 개뿔 훼이크고 쇼군 3에서는 임진왜란 꼭 내놔라 새끼들아!!!!!!!! 

 

임진왜란 모드가 있긴 합니다만 모드인지라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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