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P의 초전박살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기 1편
2025.03.05 - [잡담] - 슈퍼P의 초전박살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기 2편
슈퍼P의 초전박살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기 2편
2025.03.04 - [잡담] - 슈퍼P의 초전박살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기 1편 슈퍼P의 초전박살 나홀로 홋카이도 여행기 1편난생처음 나홀로 해외여행에 도전 때는 바야흐로 2024년 4월, 6년간 잘 다니던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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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나홀로 해외여행에 도전
때는 바야흐로 2024년 4월, 6년간 잘 다니던 회사를 모종의 사유로 때려치고 일주일간여의 황금 같은 시간을 얻었습니다. 늘 그렇듯 빤스차림에 목 늘어난 티샤쓰 입고 게임 폐인 생활이나 하다가 퇴근한 와이프를 반기며 '밥 줘~~'를 시전 하는 모범적인 대한민국 남편이 될까 잠시 고민했으나, 저의 완벽한 계획을 이미 눈치챈 듯한 와이프의 권유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 홀로 해외여행을 떠나보게 됩니다.
아 참고로 키워드 알고리즘을 통해 이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여러분들께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제목에 박아둔 것처럼 슈퍼 P의 여행 기인 만큼 도움 되는 얘기는 1도 없을 듯합니다. (반면교사로는 도움 될 듯)
따라서 뭔가 유의미한 정보를 얻으시려는 분들은 살포시 뒤로 가기 눌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제 인생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한 겨울에 홋카이도 여행하기였으나 (영화 라부레타의 영향) 어디선가 어설프게 본 글귀였던 ' 마음속에 하나쯤은 가고 싶은 여행지를 마련해 놓되, 절대 그곳에는 가지 말라. 정말로 살기 힘들 때 가고 싶은 곳 한 군데는 남겨둬야 한다.'는 뭔가 제대로 써진 글을 봤을 때는 겁나 간지 났지만 막상 생각나는 대로 적어놓고 보니 이게 뭔 개소린가 싶은 그런 글귀 때문에 막상 가는 것은 망설이고 있었던 곳이 바로 홋카이도였습니다.
어쨌든 매번 여행 갈 때면 '이게뭐야무서워'를 연발하는 남편덕에 늘 와이프 혼자 예약하고 알아보고 갖은 수고를 다했었으나 (너도 한번 당해봐라라는 심산인지 ) 이번엔 본인 여행이니 본인이 한번 일정을 짜보는 게 어떠냐는 와이프의 사려 깊은 권유에 그까이꺼 뭐 그냥 예약하고 결제하면 되지! 를 외치며 호기롭게 구글 검색창을 켰습니다.
검색창에 수줍게 적어 내려 간 문장은 단 하나,
' 3박 4일 홋카이도 여행'
뭐 막 한글, 영어, 일본어로 뭐가 막 뜨고 수십 군데 예약 사이트가 뜨며 '호구사마 이랏샤이마세!!!!!'를 외쳐대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시바 그냥 때려치울까를 외치며 와이프에게 SOS를 친 결과 x카이 x캐너라는 유저프렌들리 한 사이트가 있다며 거기서 디벼보라는 조언을 듣고 심기일전 후 재도전을 시전 합니다.
한시간만에 완료한 예약
일단 제가 파워 P인지라 애초에 열차나 버스를 예약하는 만용은 부리지 않았고 차를 렌트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생각 없이 저지른 이 행위는 결국 거대한 나비효과 아니 솔직히 나방 정도는 됨 가 되어 뒤통수를 후려갈기게 되지만 이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일단 비행기 도착시간 확인 후 공항 도착 30분 후 렌터카 픽업 하는 스케쥴! 크.... 비행기표 예매와 렌트카 예약을 무려 3분 30초의 고심 끝에 일사천리로 완수하고 도취감에 빠진 저는 그렇게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여행 계획 뭐 별거 없구먼!!!! 을 외치며 흥얼거리는 저를 보며 와이프의 눈가에 문득 걱정이 떠오른 것 같기는 했지만 뭐 크게 개의치는 않았더랬습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숙소를 예약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부는 닮는다고 와이프가 숙소를 예약하면 조식에 목숨을 거는 편인데 저도 그 기개를 이어받아 구글창에 '조식, 석식 맛집. 홋카이도'를 키워드로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격대비 사진이 좋아 보이고 식사가 맛있다는 곳을 3곳 선정. 바로 무지성 예약에 들어갑니다. 진짭니다.
동선, 방문목적지 이런 건 저에게 중요치 않았습니다. 어차피 뭐 섬인데? 제주도나 홋카이도나 ㅋㅋㅋㅋ 이런 나이브한
마인드로 일단 인테리어 좋아 보이고 밥 맛있고 싼 집 딱 3군데를 찍어 바로 예약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렌터카 예약, 비행기표 예약, 숙소 예약까지 무려 한 시간 만에 모두 끝내버린 저는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역시 한국사람 빨리빨리 라며 자화자찬하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와이프한테 여행 예약 하느라 힘들었다며 하지만
나 혼자 해냈다며 자랑질에 심취했습니다. 와이프는 마지못해 맞장구를 쳐주긴 쳐주는데 뭔가 의혹이 가득한 눈초리입니다. 뭐 모르겠고 나는 해내따!!! 으하하를 외치며 호기롭게 웃은 지 딱 보름 만에 저는 인천공항발 신치토세공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됩니다. 이때만 해도 앞으로 닥칠 시련은 전혀 감도 잡지 못했습니다.
신치토세 공항에 발을 딛다
누누 난나 하며 공항에 내린 시각은 오후 약 한시경(?), 렌터카는 한시반 예약이니 아직 30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일본에 왔으니 라멘부터 조져주마를 외치며 급히 구글링을 통해 신치토세 공항에 있다는 유명한 맛집 라멘도장을 방문하기로 합니다. 근데 저는 물론 현지인들까지 줄을 굽이굽이 돌아 서있는 걸 보고 질려버렸습니다.
하지만 저렇게까지 줄을 서있는데 뭐라도 있겠지 하는 생각에 저도 줄을 서봅니다. 그렇게 40분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제 차례가 되어 입장합니다. 뭐 애초에 계획이랄 것도 없었으나 유일무이하게 세운 렌터카 찾기라는 계획마저 초장부터 틀어졌지만 뭐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저는 파워 P니까여 ㅎㅎ
참고로 제가 아는 일본어는 스미마셍, 아리가또, 어이 소코마데다 딱 3개가 전부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게 답니다.(...)
근데 라멘집에 들어서니 뭐 자꾸 일본어로 뭐라케싸는데 뭔지는 모르겠고 그냥 메뉴판 그림 보면서 수줍게 한국말로 이거.... 했습니다. 그러니까 하이! 를 힘차게 외치고 바로 메뉴판을 가져갑니다. 크......... 그렇게 일본에서의 첫 주문이
성공한 순간이었습니다. 뭔가 뿌듯했습니다. 일본에서 뭐라도 할 수 있을듯한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이제 대망의 렌터카 찾기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시간은 어언 2시경. 사이트에 나와 있는 데로 출국장 1층으로 내려가 늘어선 렌터카 업체 전화부스를 훑어보지만 제가 예약한 회사 이름은 없습니다.
5분 전의 자신감은 어디 가고 갑자기 급 국제미아가 된 듯한 막막함에 사로잡힙니다.
아니 디스커버 어쩌고 사이트에서 예약했는데 왜 부스가 없니 왜 왜왜왜왱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혼자 응가 마려운 강아지 마냥 안절부절못하며 하릴없이 로비를 헤매기 10분여.
마침내 사이트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면 된다는 너무나도 상식적인 판단에 도달합니다. (........)
두 근 두 근대는 가슴으로 한 걸음씩 갈 때 네 어깨 손 올리는 다른 어떤 사람 전화번호를 살포시 눌러봅니다.
모시모시~ 아노 와르바시 고추냉이 많이데스 어쩌고 저쩌고라며 일본말로 쏟아대는데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돼도 안 한 영어로 디스이즈 미사리 더쿠!!! 아이 얼라이브드 앳 에어포트!!! 를 외치니 아 미시타 더쿠? 아일비데어 순! 크
글로벌 인재 다운 제 영어실력에 다시 한번 자뻑을 시전 하며 기다리니 이윽고 마이크로버스가 한대 옵니다.
이미 렌터카 예약한 사람은 한참 전에 업체 버스를 타고 가버리고 덩그러니 로비에 앉아 있던 저는
오우 지쟈쓰를 외치며 버스로 달려갑니다.
본의 아니게 시작된 홋카이도 로드트립 (........)
그렇게 무사히 렌터카 업체에 도착해서 차를 인수받는 데까지 성공합니다. 차는 고작 300km 밖에 운행하지 않은
새 차중의 새 차!! 감격의 눈물을 닦으며 첫날 처음으로 방문할 목적지를 입력합니다. 여기는 신치토세공항인근에 위치한 렌터카 업체. 그리고 제 첫날 목적지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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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코. 다.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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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홋카이도가 제주도 만한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첫날 목적지가 신치토세 공항에서 무려
280km 떨어진 곳에 있고 현재 시각은 2시 20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게 홋카이도에서의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됐습니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