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회사에서 표가 생겨서 팀원들이랑 히든페이스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너무 야하다는 얘기가 있어서 영화 끝나고 서로 대화하지 말고 끝나면 바로 흩어져서 알아서 집에 가자고 다짐하고 갔습니다. (............)
뭐 감독, 주연배우들이야 이미 다 아실 테고 이 영화는 원작 영화가 따로 있고 그걸 재해석했다고 합니다.
나름 인기몰이도 하고 있는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습니다. 아니 무척 별로였습니다.
원작영화를 안 본관계로 원래 그런 영화인지 아니면 리메이크작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보고 나서 느낀 점을 끄적여 보자면,
1. 반전을 위한 반전을 위한 반전
아는 형님 말마따나 카이저 소제 이후 영화계에 무슨 반전 없으면 영화 아닌듯한 기조가 퍼져 있는지는 몰라도 심히 반전강박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나름 반전영화 좋아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중간에 눈치를 채는 경우도 많은데 도중에 눈치를 채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영화가 있는 반면, 전혀 눈치를 못 챈 반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놀랍지가 않은 반전영화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히든 페이스를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영화의 주제 또는 말하고 싶은 바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거나 강조하기 위해 반전 플롯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반전을 넣어야겠다는 목표를 처음부터 설정해 놓고서 반전을 넣은 그런 느낌입니다. (물론 목표가 반전임에도 불구하고 수작인 영화들도 있습니다. 유주얼 서스펙트라던가 디아더스라던가 등등)
2. 의미없는 베드신과 주연배우의 노출
사실 새로운 영화가 출시될 때 여배우 가슴 좀 나오면 허구한 날 파격노출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이제 진짜 좀 그만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도 파격적이지도 않고 진부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뭐 노출씬이라고 해봐야 여배우 가슴이 나오냐 안 나오냐로 진짜 파격(?)이냐 별로 안파격(?)이냐 로 나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옵니다. (............) 나오는데 뭐랄까 예를 들어 공포영화 제인도(Jane Doe)를 보면 주연배우(말 한마디 안 하지만)가 가슴은 물론 헤어노출까지 함에도 불구하고 노출이 납득이 갑니다. 왜? 시체고 시체는 부검을 해야 하니까. 이런 게 개연성 있는 노출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뭐 다른 영화에서 지구인으로 위장한 외계인이나 아니면 주인공이 동면에 들어갔다가 알몸으로 나오는 장면에서 조차 굳이 각도랑 손 위치로 절묘하게 중요부위 가리는 장면들도 좀 웃기긴 합니다. 어쨌거나 베드신의 뉘앙스만 보여주거나 그냥 등만 살짝 보여주고 모종의 사건(?)이 발생했음을 암시하면서 끝나도 충분했을 장면에 굳이 그렇게 공들여서 정사씬 넣고 샤워실에서 뛰쳐나오는 씬에서 가슴 보여주고;;;; 뭔 예술 어쩌고 모르겠고 솔직해집시다 좀. 그냥 노출씬, 정사씬으로 눈요기시켜서 흥행 노린 거잖아요. 다들 알면서 뭔 MSG를 그렇게 쳐대 들...... 그리고 본인이 더 유명했어도 찍었을 작품이네 뭐네 하는 것도 솔직히 웃겼음 제발저리는 것도 아니고 무슨 개그 인지. 그냥 그런 말 굳이 안 해도 연기 잘하셨어요 인정합니다. (니가 뭔데 인정을 해)
3. 스토리는 개연성 없고 주인공은 공감 안가고...
등장하는 주인공들 중 공감대가 형성되는 인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주인공 세명 모두 나사 몇 개씩 풀린 것 같이 행동하는데 플롯 자체가 반전을 위해 만들어지다 보니 나름의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듯합니다. 남주는 쓸데없이 쿨하다 못해 무슨 염세주의에 혼자 자뻑하는 나르시시스트 같고. 여주 1은 대체 뭔 생각으로 남주랑 결혼 한건지도 모르겠고, 여주 2는 저게 복수인지 아닌지...복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참........ 저런 허술한 설정의 배역에 몰입해서 열연한 배우들이 존경스러울 뿐.
그래서 결론은 뭐냐면 그냥 배우들 비주얼 또는 특정배우의 몸매가 궁금하면 상관없지만 뭔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나 진지한 심리묘사가 있는 드라마를 기대하고 보면 후회할 영화 (솔직히 베드신도 그냥 그랬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 연기는 일품이었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