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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잡설

공격헬기의 원조국밥. 코브라 AH-1

by 미사리 건더기 202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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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의 등장과 헬리본 전술

 
한국전쟁때 처음으로 운용되기 시작한 헬리콥터는 호버링(공중에서 제자리에 떠있는 기술)이 가능하고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가 따로 필요 없다는 특성탓에 군사적인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중 6.25 직후 1959년 실전 배치된 UH-1은 마땅한 도로도 없이 울창한 밀림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 대규모 부대 기동이 어려웠던 베트남전에서 그 진가를 드러내게 됩니다. UH-1 이로쿼이는 완전무장한 1개분대 병력을 신속하게 목적지까지 수송할 수 있었으며 이 UH-1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헬리본 강습이라는 전술이 태동합니다. 
 

UH-1
다목적 수송헬기 UH-1

 
전장의 택시처럼 운용되던 UH-1은 병력수송은 물론 부상병 후송, 고립된 진지의 물자보급등 육군이 수행하는 거의 모든 작전에 투입되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며 미군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인기에 힘입어 항공기로써는 드물게 무려 16,000대 가까이 생산되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리고 헬기를 이용한 신출귀몰한 이런 강습작전을 처음 겪어본 북베트남군은 당황해 마지않았고 헬리본 강습은 대성과를 거두게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사람은 역시나 적응의 동물인지라 얼마안가 헬리본 강습에 익숙해진 북베트남군은 헬기에서 병력이 막 하차할때 또는 착륙을 위해 서서히 하강할때 헬기가 가장 취약하다는 점을 간파하게 됩니다.

휴이
베트남전에서 작전중인 UH-1

 
그래서 헬리본 강습이 예상되는 지역에 미리 매복해 있다가 헬기가 호버링을 시작할때 rpg-7을 갈기거나 대구경 기관총으로 난사를 하는 전술을 개발하게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군도 공군 불러서 미리 착륙 예정지에 폭격을 하고 병력을 투입 시켜도 오히려 이러한 행위 자체가 착륙예정지를 광고하는 꼴이 되다 보니 효과는 영 아니올시다였고...
 

최초의 공격헬기 였던 건쉽 (gunship)


결국 머리를 싸매던 미군은 UH-1에 병력대신 잔뜩 무장을 시키고 수송 헬기와 같이 편대를 이뤄 작전을 하도록 조치 했습니다. 성과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착륙직전에 미리 로켓탄과 기관총을 사방에 퍼부어 대며 착륙을 하니 미리 대기하던 북베트남 병력들은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전사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건쉽(gun ship)의 탄생이었습니다.

건쉽
UH-1 건쉽

 
이러한 건쉽의 덕을 톡톡히 본 미군이었지만, 아무래도 UH-1은 태생이 수송헬기였기 때문에 장점 만큼이나 다양한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탄생 목적이 물자와 병력의 수송이었던 탓에 육중한 몸매(?)와 다소 느린 기동력, 유리알처럼 빈약한 방탄성능 그리고 탑재무기 발사시 비행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하여, 온갖 밀리터리 돈지랄의 전성기였던 냉전 당시 아니랄까봐 건쉽 임무를 담당할 근접 항공지원용 공격헬기 개발에 착수 하게 됩니다. 본 사업에 참여한 회사는 벨 사와 록히드 마틴사로 록히드 마틴사에서 제안한 AH-56 샤이엔이 공격력, 기동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미군 최초의 공격헬기로 선정 되게 됐습니다. 

샤이엔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한 공격헬기 AH-56 샤이엔

 
다만, 프로토 타입 기체 에서 지속적으로 결함이 발견되었고, 이로인해 양산이 늦춰지게 됩니다. 한편 베트남에 파병된 미군들은 나죽는다며 빨랑 공격헬기인지 뭔지 내놓으라고 매일같이 징징대고 있었고, 언제까지고 샤이엔의 양산을 기다릴 수 없었던 미국은 일단 샤이엔이 양산될때까지 땜빵할 기체로 벨사의 209기를 선정. 곧 AH-1 이라는 제식명칭을 부여 받으며 실전 배치 됩니다. 
 

AH-1 코브라의 등장

 

코브라
AH-1G 코브라

 
이후 AH-1은 코브라라는 별칭을 부여 받으며, 그 이름에 걸맞는 대 활약을 펼치게 됩니다. 코브라는 현대 공격헬기의 표준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기체로, 기체 정면의 폭로면적을 대폭 줄여 피탄 가능성을 최소화하였으며, 조종사와 화기관제사가 앞뒤로 배치되는 탠덤 형태의 콕핏을 최초로 도입 합니다.
 
또한 기체 전방뿐 아니라 양 측면, 하부까지 사격이 가능한 볼 형태의 기관포탑을 기체 전방에 배치하여 지상 공격력을 대폭 향상 시켰습니다. 이와 더불어 회전익기임에도 불구하고 동체 양측면에 스터드 윙을 장착하여 무장 장착능력도 우수했을 뿐더러 2톤 대의 가벼운 기체에 1,000마력 엔진을 탑재하여 기동성 역시 매우 우수했습니다. 
 
스펙뿐만이 아니라 태생이 UH-1을 토대로 개발된 기체인 덕에 (그래서 제식명칭도 AH-1) 부품 호환성이 매우 뛰어나서 
신예기임에도 불구하고 산더미 같이 쌓인 UH-1 의 부품을 상당수 사용 할 수 있었던 덕분에 경제성까지 좋았습니다. 
 
워낙에 처음부터 기본기가 좋았던 기체인 덕에 이쯤되자 미국에서도 굳이 샤이엔을 도입할필요가 있느냐라는 의견이 대두되었고, 결국 미군 AH-1이 미군의 유일무이한 공격헬기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이처럼 미군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덕에 AH-64 아파치라는 현존 최강의 공격헬기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개량을 거듭하여 현재까지도 현역으로 구르고 있습니다. AH-1은  AH-1J 시코브라에서 부터 쌍발엔진이 탑재되어 전투중량이 대폭 향상 되었으며,  AH-1W 슈퍼코브라를 거쳐 현재는 AH-1시리즈의 최종진화형인 AH-1Z 바이퍼 까지 등장한 상태입니다.

바이퍼
AH-1의 최종 진화형인 AH-1z 바이퍼

 
특히 현재 해병대에서 운용 중인 AH-1z 바이퍼의 경우 엔진을 AH-64 아파치와 공유할 뿐 아니라 목표물 탐지 능력 및 무장 탑재량등이 크게 개선되어 아파치 못지않은 교전능력을 자랑할 뿐 아니라 기존 AH-1의 장점인 부품호환성 역시 뛰어난 관계로 가동률이 우수하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간지나는 디자인)
 
국내에도 상륙공격헬기 도입사업에서 바이퍼의 도입이 검토 되었으나 한국형 상륙공격헬기 사업에서 마린온이 선정된 관계로 도입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ㅠㅠ 
 
AH-1은 이미 등장한지 70년이 다되가는 할아버지지만 AH-1Z 바이퍼가 2010년 부터 미해병대에 본격적으로 실전배치를 시작한 관계로 앞으로도 수십년은 더 현역지위를 유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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