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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잡설

예거밤, 팔쉬름예거, 예거 르쿨트르… 예거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by 미사리 건더기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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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거(Jäger)는 단순히 ‘사냥꾼’이 아닙니다. 사냥 기술에서 시작해 독일 경보병, 공수부대(팔쉬름예거), 산악부대 등 정예군의 명칭이 된 예거의 역사와 의미를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jäger, jaeger 

 

독일어 중에 사냥꾼을 뜻하는 단어인 야거, 예거( jäger, Jaeger(야거의 영어식 표기))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예거밤, 예거 마이스터, 예거 르쿨트르 등등 굳이 밀덕 분야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단어이기도 하죠. 
 

예거밤
예거마에스터로 만든 인기 칵테일 예거밤

 

그 외에도 영어, 독일어 중에 예거라는 단어가 쓰이는 곳은 꽤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독일 공수부대를 뜻하는

팔쉬름 예거(fallschrim Jaeger)입니다. 정예 공수부대를 뜻하는 고유명사에 왜 사냥꾼이라는 단어가 들어갈까요?사냥꾼들은 일반적으로 총을 잘 쏘니까 감명을 받아서 그런 걸까요?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한 설명도 아닙니다.

 

가축들과 달리 야생동물은 하루하루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고 불릴 만큼 갖가지 위험과 굶주림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예민하고 또 민첩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겁니다. 
따라서 이러한 야생동물을 사냥하려는 사냥꾼들 역시 목표물 추적능력, 관찰능력, 인내심, 집중력, 은밀한 움직임, 사격술들에 두루 정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순히 정지해 있는 표적지에 총을 잘 맞춘다고 그게 사냥 성공률과 직결된다는 보장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냥꾼들의 능력은 현재 특수부대 대원들에게 요구되는 미덕(?)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정지표적뿐만이 아닌 이동표적에 대한 원거리 사격 명중률 또한 필수 였죠. 이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활을 이용한 사냥방식부터 총을 이용한 사냥이 주류를 이뤘던 근대까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중세 이후 근대에 들어서 진일보한 명중률을 갖게 된 머스킷총과 사냥꾼의 시너지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사냥꾼
당시 사냥꾼들은 잘 숙련된 전투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당시로선 최첨단 무기이자 높은 살상력을 가지고 있는 머스킷 총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은엄폐, 추적 능력도  갖추고 있는 사냥꾼들은 그냥 그대로 전장에 투입해도 될 만큼 우수한 정예병력이었고, 실제로 많은 경우 자의든 타의든 전투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조선의 포수들 

 

조선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화승총을 사용하는 사냥꾼들은 어영청에 소속되어 나라에 크고 작은 난리가 났을 때 최우선적으로 동원되는 대상 1순위였습니다. 특히 호랑이 사냥꾼은 그중에서도 최 상위 티어급 대우를 받았습니다. 

조선포수
구식 화승총으로 50보 거리에서 한방에 호랑이 뚜껑을 땄다던 조선의 호랑이 포수들


대표적인 예가 신미양요당시 투입된 조선군이었습니다. 당시 기록을 살펴보면 광성보에 배치된 조선군 수비대 중 50여명  호랑이 포수(Tiger Hunter)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비록 당시 화기의 열세는 면치 못해서 조선군이 일방적으로 학살되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당시 위급한 상황에서 호랑이 포수가 투입된 것으로 보아 당시 조선에서도 사냥꾼의 위상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신미양요
신미양요당시 광성보전투에서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를 노획한 미합중국 해병대원들

 

전장의 사냥꾼들 

 

유럽의 경우 19세기 이르러 정규 보병전력 대다수가 형형색색의 화려한 군복 차림을 하고 활강식 머스켓총으로 무장한 채 밀집대형으로 서서 화력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전투를 흔히 라인배틀 (콩글리시. 정식명칭은 line of battle)이 라고 불렀습니다.

 

2024.11.08 - [밀리터리 잡설] - 전열보병(Line Infantry)은 왜 꼿꼿이 서서 싸웠을까

 

전열보병(Line Infantry)은 왜 꼿꼿이 서서 싸웠을까

전열보병이란? 저는 어린 시절부터 전쟁사나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 집에 있던 동아대백과사전에도 늘 전쟁사 부분만 닳아있을 정도로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

misaritheqoo.tistory.com

 

하지만 당시 경보병이라고 불렸던 소수의 병력들은 전열보병들과 달리 녹색 또는 짙은 색의 위장복을 입고 은엄폐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사거리와 명중률이 좋았던 강선식 소총, 즉 라이플을 장비하고 원거리에서부터 적을 저격하고 적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전술이 전술이었던 만큼 이들은 정규 전열보병 보다는 다소 느슨한 규율과 더불어 우수한 사기와 숙련도로 유명했고 당대 최고의 정예병력으로 취급되었던 척탄병(grenadier)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나폴레옹전쟁
샤프 드라마로 유명해진 영국의 제95라이플 연대


이러한 경보병 병과는 국가마다 여러가지의 명칭으로 불렸고,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 국가에서는 싸잡아서 ‘예거’라고 불렀습니다.위에서 언급한 대로 예거는 헌터. 즉 사냥꾼이라는 독일어 단어죠. 조선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그만큼 사냥꾼들이 정예병력의 대명사로 통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20세기에 이르러서도 지속됐는데,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푸른 악마'로 불리며 유명세를 떨쳤던 독일 공수부대 역시 팔쉬름 야거(fallschrim jaeger) 즉 강하엽병이라는 고유명사로 불렸고 산악전을 담당하던 산악전 전문부대 역시 게르뷕스 야거 (gebirgs jaeger)라는 명칭으로 불렸습니다.

 

특히 독일의 공수부대 팔쉬름 야거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벨기에 전역에서 불과 90명의 병력으로 벨기에의 에반에발 요새를 단 몇 시간만에 점령하는 대전과를 달성 했습니다. 또 이어 벌어진 크레타 섬 공수 작전, 이탈리아 전선에서도 푸른 악마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은 전투력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팔쉬름예거
에반에말 요새 점령 직후의 독일 공수부대원들

 

슈팅용 면허도 허하라

 

갑자기 왠 사냥꾼 타령이냐면, 제가 피스톨은 1911 계열, 긴 총은 샷건을 좋아하는 편인데 얼마전에 한국에 무려 베넬리 M3 샷건이 수입됐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베넬리 M시리즈는 제가 샷건 중에서도 좋아하는 라인업인데 이걸 사려면

그놈의 수렵면허가 있어야 해서 좌절중입니다.

M3
베넬리 M3의 간지폭발하는 위용

 

사실 생계와 직결된 문제면 수렵이 전혀 문제될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스포츠 목적으로 하는 수렵은 개인적으로 좀  거부감이 있는지라..수렵이나 사격선수 등록 목적이 아니더라도 사격장 타케팅 용도도 인정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에 끄적여 봤습니다. 

 

이상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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