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경찰의 기원
영국 경찰 하면 우리에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검은 제복에 특유의 높다란 방서모( 防暑帽 )를 착용한채 곤봉하나를 허리춤에 차고 순찰을 도는 모습이 그것입니다.
위 사진은 1800년대 최초로 조직된 런던경찰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권총이나 기타 무장 없이 달랑 곤봉 하나만 허리춤에 차고 치안업무를 수행하는 모습 덕에 런던의 명물로도 유명했습니다.
영국은 세계최초로 근대적인 경찰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기존에는 누가 치안업무를 담당했을까요?
당연히 군대에서 치안업무도 담당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주로 용기병(Dragoon)이라고 불리는 병과에서 치안업무를 담당했는데 이는 말을 타고 다니는 기병의 기동성과 일단 교전이 발생하면 일반 보병처럼 밀집대형 화망구성이 가능한 특징을 모두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군대라는 조직은 궁극적으로 외부의 적을 격멸하는데 그 존재의 목적이 있었기에 외부의 적이 아닌 자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군대를 투입한다는 것은 근대 국민국가의 이념과는 상충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국내의 치안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근대적 경찰제도가 도입되었고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국가들도 서둘러 영국의 경찰제도를 모방하여 치안조직을 창설하기 시작 합니다.
영국의 무장경찰 제도
앞서 언급한대로 영국경찰은 경찰의 군사화를 가장 경계하는 조직인 관계로 일부 특수보직을 제외하면 일반 경찰들은 곤봉 외에 절대무기를 소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조직화된 테러리즘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하자 결국 영국경찰 또한 비무장화를 어느정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이르러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영국을 포함한 유럽각지에서 극단적 증오범죄와 무차별테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결국 본격적인 무장경찰 조직을 육성하기 시작합니다.
영국의 경우 타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자치경찰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무차별 총기난사나 증오범죄 등 심각한 범죄가 발생했을 경우 런던광역경찰청에서 직접 경력을 투입하여 사건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이때 투입되는 무장경찰은 크게 3종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화기전문 교육을 이수하고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AFO(Authorized Firearms Officer), 인질극이나 총기사고 등이 발생했을 경우 투입되는 SFO(Specialist Firearms Officer),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테러사건이나 심각한 대규모 범죄 사건등에 투입되는 CTSFO(Counter Terrorist Specialist Firearms Officer)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중 CTSFO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 및 은둔형 외톨이(Lone wolf) 들의 무차별 테러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고자 기존 SFO대원들을 주축으로 새롭게 조직한 대테러부대가 바로 CTSFO입니다.
CTSFO의 특징
CTSFO는 총 16명으로 이뤄진 7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런던광역경찰청의 특수화기사령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구성원들은 SAS 나 SBS 등 영국 특수부대 출신이 상당하다고 전해지며, 화기사용 훈련을 주로 받았던 AFO, SFO와 달리 CQB, 헬기레펠 등 본격적인 테러 진압 훈련을 모두 이수하여 단순한 경찰조직이 아닌 왠만한 특수부대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덕에 시가지뿐 아닌 해상, 산악지역에서의 작전능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CTSFO는 타국의 일반적인 경찰특공대와는 차별화 되는 독특한 비주얼로도 유명한데 일반적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경찰특공대는 용의자에게 심리적인 위압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검은색이나 짙은 감색 패턴의 복장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CTSFO는 다소 파격적인 울프그레이 (Wolf Grey)색상 전투복을 채용했는데 독특하면서도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CTSFO의 상징과도 같은 색상이 됩니다. (단, 24년 현재 네덜란드 경찰특공대도 WG색상 전투복을 채용함.)
또 일반적으로 ar15계열이나 mp5계열의 총기를 주로 쓰는 타국의 경찰 특공대와는 달리 Sig MCX를 적극적으로 채용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다행스럽게도 CTSFO 창설 후 이렇다 할 대규모 테러가 발생하지는 않아 유명세(?)를 탈만한 작전을 수행한 경험은 없지만 현재 치안상태가 썩 좋지 못한 영국의 상황 때문에 상당히 빈번한 출동 횟수를 자랑합니다. (인스타나 유튜브 등을 보면 허구헌날 출동해서 구르고 있는 CTSFO의 모습을 볼 수 있음.)
오늘은 간지나는 영국의 무장경찰 CTSFO에 대해 간단히 알아봤습니다. 앞으로도 부디 유명세를 탈만한 작전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하여 오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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