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평원에 울려퍼지는 표범의 포효 독일 구축전차 야크트 판터 1편 보러가기
2024.10.11 - [밀리터리 잡설] - 유럽평원에 울려퍼지는 표범의 포효 독일 구축전차 야크트 판터 1편
야크트판터의 장점과 단점
야크트판터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고정형 포탑이라는 점이었다. 고정형 포탑은 일반 포탑회전식 전차보다 상대적으로 생산효율성이 높고 방어력이 좋은대신 제한된 포신의 가동각도로 인해 적 전차를 조준시 미세하게 차체를 움직여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는 매복전술이 강제 되다시피 하던 구축전차에게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그런 움직임을 위해 항상 시동을 건채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는 안그래도 전차의 연비가 안좋은데다가 절망적일 정도로 악화일로에 있던 독일군의 보급사정을 감안했을때 큰 단점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잦은 차체의 회전으로 인해 서스펜션에 과부하가 발생해 기동불능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벌어졌으며, 당시 전황을 감안했을때 기동불능에 빠진 야크트 판터를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에 이런 경우 대부분 자폭을 시키거나 유기시키는 경우가 허다 했다.
이와 더불어 엔진 배기음으로 인해 근거리에서 적과 조우할 경우 적이 이를 알아챌 가능성도 있었다. 단 구축전차의 특성상 엔진음이 들릴정도로 적이 접근 했다면 사실상 죽은것과 마찬가지였기에 이정도는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었다.
다만 이러한 점은 비단 야크트판터 뿐만이 아닌 고정형 포탑을 탑재한 구축전차 모두가 공유하는 단점이기도 했다.
그럼 야크트판터의 장점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공.수.주 3박자가 완전히 균형잡힌 전차라는데에 있었다.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야크트판터는 대전 중후반기 주력전차로 사용되었던 판터 중형전차의 차체에 고정형 포탑을 얹고
당대 최고의 관통력을 가진것으로 정평이난 88mm / 71구경장 주포를 장착했는데 이는 대전말기 등장한 독일의 결전병기급 중전차 티거2의 주포와 동일한 포였다. 물론 제원상의 구경과 화력만으로 따지면 당대 소련군이 더 우수한 포를 보유했으나 조준장비의 정밀도 및 포탄의 완성도 측면에서 독일군이 앞서 있던 관계로 동일 체급의 주포라면 독일제가 소련제를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고정형 포탑의 전면두께는 80mm로 당대 일반적인 주력전차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우수한 수준이었으나, 55도에 이르는 경사장갑을 채택하여 티타임(TeaTime, 전차의 각도를 약간 비틀어 적의 대전차 탄을 튕겨내는 기술로, 각도가 영국의 티타임 시간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을 줄경우 당시 사용되던 대전차철갑탄의 관통력기준 200mm에 육박하는 방호력을 갖췄다.
또 야크트판터는 마이바흐제 12기통 700마력 엔진을 탑재하였는데 현재 주력전차 기준으로는 부족한감이 없지 않으나 제2차세계대전 기준으로 45톤에 육박하는 전차가 최고 45km의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매우 우수한 성능임에 틀림 없었다.
야크트판터의 실전성능은?
전편에서 언급한대로 야크트판터가 배치된 1944년은 독일이 동서 양쪽에서 완전히 수세에 몰린 시점으로 소부대 차원의 국지적 반격을 제외한 작전술 차원의 반격능력은 완전히 상실했을때였다. 따라서 '만들었는데 그냥 많이 만들었던' T-34를 비롯한 갖가지 소련제 기갑장비들이 말그대로 파도처럼 몰려오던 시기였고 독일군은 손실한 장비를 보충하고 재편성할 겨를도 없이 이를 상대해야 했는데, 1944년쯤 가면 부대 전체에 불과 십수대의 전차만 남은 편제상의 기갑사단, 기갑연대들이 수도 없이 생겨나고 있을 시점이었고 이때 등장한 야크트 판터는 이러한 독일군에게 단비와도 같은 존재였다.
야크트판터는 수풀이나 대전차호에 숨어 포신만 내놓고 매복해있다가 산개해서 달려오는 소련군 전차들을 2km 거리에서부터 격파해대기 시작했고, 만에 하나 적에게 위치가 노출되더라도 든든한 정면장갑으로 적의 포탄을 튕겨내며 빠른 기동성을 활용하여 뒤로 내빼면 끝이었기 때문이었다. 공격보다는 방어전을 치르는데 급급했던 당시 전황에서 고정포탑의 존재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야크트판터의 최후
야크트판터는 주로 중구축전차대대에 편성되어 동부전선과 서부전선 양쪽에서 활약을 했는데 야크트판터 1대로 1~20대의 적 전차를 격파하는 일이 드물지 않을 정도로 전투교환비가 우수한 전차였다. 이러한 성과에 만족한 독일군은 최소 월 150대 이상의 야크트판터를 생산하고자 했으나 대전말기 극심한 물자부족과 군수공장에 대한 연합군의 끊임없는 공습덕에 종전시까지 약 400대의 야크트 판터가 생산되는데 그쳤다.
대전기의 스케일을 생각해 본다면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숫자였던데다가, 대전말기 불리한 전황속에 배치된 덕에 종전까지 살아남은 야크트판터는 소수에 불과 했다. 특히 연일 퇴각하기 바빴던 대전말기, 후퇴하는 본대의 엄호를 위해 야크트판터가 말미에 남는 경우가 많았고 그덕에 야크트판터는 급속도로 숫자가 줄기시작했다.
그리고 히틀러 최후의 도박으로 일컬어지던 발지전투 당시 히틀러가 박박 긁어모은 한줌의 기갑장비 중 최후까지 살아남은 약 50대의 야크트판터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 야크트판터들은 발지전투에서 전량 소진되며 제3제국과 그 운명을 같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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