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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뭉치들 이야기

올림픽대로에서 냥줍한 썰 4편

by 미사리 건더기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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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로에서 냥줍 한 썰 3편 보러 가기 
2024.10.17 - [털뭉치들 이야기] - 올림픽대로에서 냥줍 한 썰 3편

 

올림픽대로에서 냥줍한 썰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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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이 육아일기 feat. 헤라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지긴 벌어지고 말았는데 뭔가 좀 스토리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헤라는 달봉이를 보고 냄새 맡고 살짝살짝 앞발로 만져보는데 달봉이가 헤라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그날부터 달봉쓰의 헤라 스토킹이 시작됐습니다.(.......)

 

냥줍
잠잘때는 세상 귀여운 달봉쓰

 

헤라가 가는곳은 다 따라가고 헤라가 하는 행동은 다 따라 하고 질려버린 헤라가 높은 곳에 피신하면 내려오라고 밑에서 낑낑 울어 젖힙니다. 하....... 평화롭던 마을에 달봉이가 출현하면서 헤라의 평화로운 일상은 말 그대로 박살이 나고 맙니다.
 
헤라는 고양이 치고는 매우 특이한 환장하는  배변습관이 있는데 그건 바로 토리의 배변패드에 소변을 보는 습관입니다...
둘 다 털뭉치 시절에 헤라가 나중에 입양을 왔는데 토리가 배변패드에 소변을 보고 따라서 보기 시작했.....
문제는 이제 그런 헤라를 보고 달봉이도 배변패드에 볼일을 보기 시작합니다.(................................)
근데 달봉이는 소변은 물론 대변도 배변패드에 봅니다. 게다가 고양이 아니랄까 봐 볼일보고 패드를 얌전히 접어 놓습니다.
자, 이제 환장하는 게 토리입니다. 볼일을 보긴 봐야겠는데 패드는 접혀있고 안절부절못하고, 연일 환장파티가 벌어집니다.

코숏
이제 저녁잠도 잘 잤겠다. 헤라 누나나 조져볼까냥



그렇게 달봉이와 저의 끝나지 않는 싸움이 시작됩니다. 저는 펴놓고 달봉이는 접어 놓고 펴놓는 거 보면 또 뛰어가서 접어놓고, 저는 안돼! 를 외치며 다시 펴놓고 이 무슨.... (다행히 이제는 대변은 모래 화장실 가서 봅니다. 절반의 승리)
 

냥깡패 달봉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고양이는 정말 빨리 큽니다. 제 얼굴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자그마하던 달봉이도 한 달여가 지나니 제법 몸집이 커져서 헤라를 못살게 굴기 시작합니다. 심심하면 날다람쥐처럼 大자 형태로 날아다니면서 사방에 어택을 하고 다닙니다. 무생물이고 생물이고 코앞에 뭐만 있으면 大자로 어택을 시전 하는데 가끔 거실에 헤라가 그 경로에 누워있다가 봉변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길냥이
일 통산 날다람쥐 어택 243,561회 시전 후 곯아떨어지신 달봉쓰



헤라는 그루밍도 해주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는데 달봉이 시키는 그런 거 모르고 심심하면 날다람쥐 어택으로 헤라 덮치고 꼬리 물고 도망가고 옆구리 들이받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난데없이 팔자에도 없는 육아를 하게 된 헤라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어 우다다도 안 하고 달봉이의 어택을 당하지 않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헤라가 달봉이를 해코지할까 봐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헤라가 걱정됩니다.(...........) 헤라도 가끔 진짜 화나면 날다람쥐 어택하는 달봉이를 공중에서 낚아채서 바닥에 패대기치고 앞발로 밟아도 보고 하악질도 해보지만 달봉이는 씩씩합니다.  맞아도 개기고 패대기를 쳐도 개깁니다. 하.....

냥줍
헤라한테 처음으로 뚜까맞고 풀죽은 모습의 달봉



 
저는 하악질 하면서 도망가는 고양이는 처음 봤습니다.(............) 한 번은 헤라가 하악질을 하며 달봉이를 피해 캣타워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달봉이가 못 올라오게 냥냥펀치로 쥐어박아도 봤지만 달봉이는 헤라의 냥냥펀치를 요리 저리 피하더니 캣타워 지붕하라고 만들어놓은 천 위에 올라가서 지붕아래 있는 헤라한테 냥냥 펀치를 날립니다. 
 
저는 고양이도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걸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마음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헤라는 분명 그때 '시바 쟤는 찐이다'를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이 캣타워에서 내려와서 소파에서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아깽이
오늘은  무슨 장난을 꾸밀까냥 ~ 오늘은  무슨 말썽을 부릴까냥~


그 난장판에서도 달봉쓰가 토리는 안 건드리는 게 신기했습니다. 물론 달봉이도 안 심심할 때는 얌전합니다. (24시간 중에 약 20분 정도) 낮잠 잘 때는 꼭 헤라 근처에서 자고 얼굴만큼이나 마음씨도 예쁜 헤라는 달봉이가 낮잠 자면 부드럽게 그루밍도 해주고 옆에서 가만히 자리를 지켜줍니다. 진짜 육아가 따로 없습니다. 

 

고양이
아빠 게임할때는 좌달봉이 국룰



특단의 조치

 

달봉이는 그런 헤라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잠에서 깨면 또 헤라한테 치대고 헤라는 기겁을 하고 도망 다니는 일상이 한 달 정도 반복 됐습니다. 저러다 헤라 스트레스받아서 뭔 일 나겠다 싶었던 저희 부부는 결국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로 합니다.
 

냥줍
병원가서 예방접종하고 세상 서러운 달봉쓰



 
 
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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