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번에 리뷰 올린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이하, 타르코프) 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scape from Tarkov 리뷰 보러 가기
2024.11.24 - [게임] - Escape from Tarkov
Escape from Tarkov
오늘 소개할 게임은 밀덕들의 교과서와도 같은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입니다.' 게임소개 플레이어는 서방 다국적기업인 테라그룹의 사병 격인 USEC이라는 PMC 또는 러시아의 PMC인 BEAR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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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플레이 후기
타르코프를 구매한 지도 어언 한 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아직도 그라운드 제로를 제외하면 여기가 어딘지 나는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는 초짜지만 정신차려 보니 플레이한 지 40일 만에 34 렙을 찍고 1,000만 루블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습니다.(PVE기준) 물론 만렙 찍고 타길라 더쿠 포스터 한 장에 2천만 루블을 주고 사시는 괴물들이 보면 귀여운(?) 수준이겠지만
그래도 나름 탄 수급 걱정은 안할 정도로 돈을 벌어놓긴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2인조 PMC만나면 의문사하는 건 다반사요 하다못해 지나가던 스캐브가 내구도 30짜리 낡아빠진 샷건으로
갈겨도 헤드샷 맞고 메뉴창으로 사출되는 수준이긴 합니다만 오롯이 나 혼자 폐지 주워서 이만큼 키웠다는 사실만으로도 내심 뿌듯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인고의 시간을 허락해 준 와이프에게 찬사를.... 딸랑딸랑)
각설하고, 한달을 꼬박 플레이해 보니 11월에 쓴 리뷰는 리뷰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허접하기 그지없는 수박 겉핥기 수준의 프리뷰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은신처 업그레이드부터 시작해서 무기 모딩, 산타복 입고 전투하라는 등(……)별 해괴한 퀘스트들 까지 파도파도 끝이 안 보입니다. (마치 내 인생처럼)
암튼 허접한 에임 실력과 굼뜬 순발력, 그리고 2급 장애에 준하는 상황판단력까지 개노답 삼위일체를 달성한 저인지라 아직도 주파밍 지역은 그라운드 제로 입니다. 그나마 지금은 삼림도 60% 정도는 숙지한 덕에 퀘스트 하러 가끔 방문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PVE라지만 그정도 랩 찍었으면 그래도 입문자 딱지는 뗀 거 아니냐 할 수도 있는데, 사실 버스 기사를 잘 만났습니다. (고맙다 마크원) 항상 버스기사 뒤만 졸졸 쫓아다니면서 쏘라면 쏘고 (가끔 아군도) 뛰라면 뛰고, 기라면 기고 했던 덕에 34 물렙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 발암러의 삶
하지만 벌건 대낮에 교전이 벌어지는 대로 한복판에서 파밍을 한다거나 적이 조준하고 있는데 부상 치료를 한다거나
수류탄 던지는건 아이돌 연예인 야구 시구하는 수준으로 던진다거나 오만 민폐를 다 끼치는 덕에 제1 렙이 올라갈 때마다 버스기사 수명이 1시간씩 단축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어쩌라고 억울하면 일찍 태어나던가)
플레이 스타일이 거의 달봉이 메타 인지라 버스기사가 저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님 싸우다가 갑자기 파밍하시면 안돼요;; , 형님 치료하실 때는 안전한 곳에서 하세요,
형님 백업 부탁 드리....아 파밍 중이시군요 제가 커버하겠습니다., 형님 빠지세요 위험해요 빠지세요!
형님 사격중지 사격중지!! 아군입니다!!!, 형님 수류탄 던지실 때 으아아아악, (또는 그냥 형님 으아아아악)
하지만 뭐 민폐 이런거 난 잘 모르겠고 그냥 재밌습니다. 뭐랄까 약간 배틀그라운드와 레디오어낫을 적절히 버무려 놓은 듯 한 느낌과 방대한 양의 무기 볼륨, 그리고 나름 리얼한 맵 디자인까지 운영 빼면 아주 준수한 게임입니다.
현재 오픈되어 있는 맵은 그라운드제로, 삼림, 해안가, 타르코프시내, 세관, 리저브, 등대, 인터체인지, 공장, 연구소 까지 총
10곳으로 최종목표는 이들 맵을 하나로 연결해서 오픈월드 형식의 세계관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각 맵의 가장자리까지 가보면 인접 지역의 맵이 멀리 보여서 나름 현실감을 더해놨습니다.
그리고 각 맵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는 보스 시스템을 도입해서 차칫 적을 모두 쓸어버리고 루즈해질 수도 있는 부분을 보완한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입니다. 물론 그 시스템이 참신하다는 거지 보스의 밸런스가 괜찮냐 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라운드제로에서 자주 출몰하는 콜론타이는 플레이어가 근접할 시 100% 확률로 총기 기능고장이 발생하고
군즈로 대표되는 3명의 그룹보스(?)는 저격 돌격 지원 3박자를 다 갖추고 에임핵에 필적하는 샷을 날려댑니다.
이 에임핵은 보스뿐이 아닌 AI가 조종하는 스캐브나 PMC역시 해당되는 얘기인데, FPS게임제작사들이 흔히 하는 AI의 교전패턴을 리얼하게 만들기가 어려우니 그냥 에임핵 수준의 사격술로 난이도를 올리자! 는 지극히 단순무식한 결론에서 이루어진 만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설정상 평범한 시민이 내전에 준하는 난리를 겪으면서 관리조차 제대로 안된 민수용 엽총이나 썩어문드러지는 총기를 들고 다니면서 시내를 약탈한다는 설정의 스캐브 세력이 100미터 밖에서 전력질주로 달려가는 PMC를 리드샷으로 한방에 잡는다거나 60~70미터 밖에서 스코프로 조준하기가 무섭게 이쪽을 바라보며 헤드샷을 날리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쯤 되면 그냥 용병하시지 그러셨어요) 스캐브가 이 정도고 AI가 조종하는 PMC로 가면 상황이 더 심각해집니다.
스캐브에 비해 뚠뚠한 방어구, 고성능 총기로 무장했을 뿐 아니라 스캐브는 좀처럼 들고 다니지 않는 수류탄까지 투척해 대는 통에 2인 이상의 PMC분대와 조우할 경우 그대로 메뉴창으로 사출 되기 십상입니다.
아 물론 제가 허접한 에임실력을 갖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저뿐만이 아닌 다른 유저들도 똑같이 말하고 있..........뭐 암튼 그렇습니다.
타르코프 만의 매력
제가 느끼는 타르코프의 매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방대한 양의 무기 및 전용 파츠들로 인해 모딩하는 즐거움
기본베이스가 같은 총이라도 총열의 길이부터 시작해서 핸드가드, 스톡, 탄창 등 현존하는 상당수의 액세서리를 구현해 놓은 덕에 어떤 목적을 위해 튜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외관의 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4A1 기본모델을 구매해서 본인 입맛대로 튜닝을 하면 MK18, URG-I, M16시리즈, 민수용 AR 피스톨 등을 구현할 수 있고 실제로 외관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능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본인이 좁은 지역에서 퀘스트를 목적으로 할지 , 파밍을 목적으로 할지 또는 개활지가 많은 지역에서 플레이를 할지 등 투입되는 전장의 환경에 따라 지역에 걸맞은 무장을 골라서 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2. 현실적인 데미지 고증
대부분의 FPS는 총의 종류에 따라 대미지, 반동, 사거리등이 결정되며 탄약은 단순히 총기가 결정하는 데미지를 투사하는 역할만 합니다. 하지만 타르코프는 다릅니다. 같은 구경의 탄약이라도 탄약마다 고유의 관통력, 저지력, 탄도, 사거리 등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총을 드느냐 보다 탄창에 어떤 탄을 넣느냐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즉 총기는 특정탄환을 발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므로 풀모딩한 MK18에 최저관통력을 가진 탄을 넣는 것보다 기본 M4A1에 고관통탄을 넣어 사용하는 게 더 강력합니다. (물론 풀모딩한 MK18보다 기본 M4로 더 잘 맞출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
3. 타르코프만의 피격 및 치료 시스템
보통의 경우 FPS게임 플레이중 피격을 당했을 때 체력이 100에서부터 깎이기 시작해 0이 되면 사망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최신 게임의 경우 신체 부분피격 판정 시스템을 도입해서 팔에 맞으면 조준 시 떨린다거나 다리에 맞으면 걷는 게 느려진다거나 하는 정도의 시스템을 구현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타르코프에서는 그 체력시스템이 더욱 세밀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머리, 흉부, 복부, 양팔, 양다리로 신체를 구분해 놓아 피격 시 해당 부위에 대미지가 쌓이게 되며, 이때 출혈 또는 골절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럴 때는 대량출혈, 소량출혈, 골절 등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 아이템으로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또 파괴력이 강한 탄에 피격될 경우 해당 부위가 블랙아웃 판정을 받아 치료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응급수술키트를 사용해 수술을 마친뒤에야 다시 피격부위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교전 중 고립이 되어 아군은 하나씩 쓰러져 가고 사방에서 적들의 고함소리와 총소리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구석에 앉아 지혈 또는 응급수술을 하면서 처절한 교전을 할 때는 영화 익스트랙션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현실적인 방어구 시스템
헬멧, 방탄복, 플레이트캐리어 등 방어구의 경우 역시나 개별적인 내구도를 갖고 있으며, 플레이트 캐리어의 경우 앞, 뒤 각각 방탄플레이가 삽입됩니다. 피격시 방탄플레이트의 방호력 레벨에 따라 여러 발의 탄을 튕겨낼 수도, 한방에 관통될 수도 있으며, 이 방탄플레이트는 교체가 가능합니다. 또 방호구가 가리고 있는 신체부위에만 보호를 제공하기 때문에 6 클래스(방탄레벨 최고등급) 플레이트 캐리어를 입고 있어도 방호가 불가능한 쇄골, 겨드랑이, 복부 등은 전혀 방호가 되지 않으며, 이 부분에 피격 시 한두 발만에 바로 사망합니다. 물론 상반신 및 복부까지 방호가 가능한 방탄복도 존재하나 이 경우 무게가 15kg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스테미너 소모량이 증가하여 장시간 뛰지 못한다거나 쉽게 방향전환이 어렵다거나 이동시 소음이 증가한다거나 하는 페널티가 있습니다.
따라서 목적에 따라 장시간 맵에 체류하거나 장거리 이동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가급적 가볍되 고관통탄 방어가 가능한 플레이트 캐리어를 착용하고 (삼림, 리저브, 타르코프시내 등), 맵이 협소해서 근거리에서 잦은 교전이 예상될 경우 (그라운드제로, 공장 등) 상반신 전체가 방호 가능한 방탄복을 착용하는 등의 선택이 필요해집니다. (물론 현실은 아무리 방탄플레이트로 도배를 해도 턱 맞아서 한방에 일격사)
5. 반복플레이가 지겹지 않는 육성시스템
FPS게임 특성상 특정 맵에 대해 숙지가 끝나면 상대적으로 반복 플레이의 유인이 줄어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타르코프에서는 캐릭터 레벨 시스템 및 각종 무기, 치료, 체력 등에 대한 숙련도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물론, 은신처 시스템을 통해 파밍 한 아이템을 관리하고 각종 아이템 매매를 통해 장비 및 은신처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한판이 끝나면 다시 빤쓰차림으로 알거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배틀 그라운드와의 차이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유저들로 하여금 캐릭터 육성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게 만듭니다. (그리고 너의 시간도 불타버리지)
아무튼 밀덕이거나 총기류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플레이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이상으로 타르코프 한달 플레이 후기를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다음번에는 타르코프 플레이 일지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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