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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왜 독일은 소시지 천국이 되었나? 역사·기후·정치로 본 독일 소시지

by 미사리 건더기 2025.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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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기후, 지리, 정치… 이 모든 게 독일 소시지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독일이 왜 ‘소시지의 나라’가 되었는지, 역사적 배경부터 슈바인학세까지 유쾌하고 깊이 있게 풀어보는 글입니다.”

 


독일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전차(밀덕 아니랄까 봐), 축구, 맥주, 그리고 아돌프 히틀러 소시지 인데요. 
물론 스페인의 쵸리조, 폴란드의 카바사 등  다른 유럽국가들도 다양한 소시지 문화가 존재합니다만 
독일만큼 소시지 문화가 발달하지는 않은 게 사실입니다. 왜 유독 독일의 소시지 문화가 유독 발전했을까요?

역사적 맥락

 

다들 아시는 대로 독일은 신교와 구교가 박 터지게 싸웠던 30년 전쟁터의 한복판이었습니다. 물론 중세~근대까지 일반 민초들의 삶은 동서를 막론하고 헬 오브 지옥이었다고는 하나 무려 30년 동안 전 국토가 전쟁터가 되었던 독일의 상황은 헬 오브 지옥의 끝판왕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당시 기준으로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더 못 먹고 못살았던 독일 사람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란 사치였습니다.

30년전쟁
30년 전쟁을 묘사한 삽화. 니네 나라가서 싸워라 씨댕이들아!! ㅠㅠ


도축된 신선한 고기를 바로 소비할 수 있었던 건 귀족을 위시한 부농 등 방귀 좀 뀌던 사람들이었고 엉덩이, 넓적 다리살, 목살 등
살코기 부위들은 당시 고급 식재료 였던 햄을 만드는데 썼습니다. 따라서 일반 서민들이 먹을 수 있었던건 도축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피, 잡고기, 내장 등)정도였고, 어떻게든 이것들을 먹기 위해 고안해 낸 방법이 바로 부산물을 잘게 다져 창자에 넣고 훈연 후 건조하는 방식으로 만든 소시지였습니다. 재료가 재료인지라 누린내는 말할 것도 없고 위생 상태 역시 당시 기준으로 봐도 결코 양호하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러한 위생문제는 20세기 초반까지도 개선이 안될 정도였죠. 그래서 “법과 소시지를 만드는 과정은 모르는 것이 낫다”라는 명언(?)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지리적 조건


아시다시피 독일은 숲이 무성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고대 3만에 이르는 로마군을 깊은 숲으로 유인해 전멸시킨 토이토부르크 숲 전투도 유명합니다.

 

2024.11.07 - [밀리터리 잡설] - 천년제국의 근간, 로마 군단의 명암

 

천년제국의 근간, 로마 군단의 명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Omnes viae Romam ducunt (All roads lead to Rome)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유명한 영미권의 속담이 있다. 수 천년 전 고대 유

misaritheqoo.tistory.com

 


그만큼 독일지역은 영국이나 프랑스와 달리 소를 대규모로 방목할 수 있는 목초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소는 농사일에 쓰기에도 모자랐죠.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단백질을 공급받기 위한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독일 사람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숲에다 돼지를 방목해서 사육하는 것이었습니다.

돼지
Eichelmast (도토리 사육)을 묘사한 중세의 삽화


척박하고 드넓은 목초지도 없는 독일 지역이었지만 그나마 숲에는 밤, 도토리등 견과류가 상대적으로 풍부했고
잡식성이라 뭐든 잘 먹는 돼지는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물 찌꺼기도 잘 먹었고, 숲에 방목해놔도 알아서 이거 저거 주워 먹으면서 잘 컸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돼지는 빈곤한 농민들이 사육하는데 최적의 가축이었습니다. 숲의 견과류들을 따서 먹이던 이러한 방식은 Eichelmast 사육이라고도 했죠. 물론 공짜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사냥은 물론 숲에서 나는 각종 식재료의 채취를 위해서는 영주의 허락을 받아야 했고, 허락을 받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야 했죠 (이래저래 꿈도 희망도 없는 민초의 삶) 

 

 

기후 조건 

 

독일은 내륙에 위치해 있는 만큼 겨울이 길고 또 무척 춥습니다. 농사짓기에도 척박하고 딱히 파먹을 것도 없는 땅인 데다가

겨울도 기니 언제나 만성적인 곡물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방법이 상대적으로 얻기 쉬웠던 돼지고기의

부산물을 최대한 비축해서 겨울을 나는 방법이었습니다. 결국 가을에 집중적으로 돼지의 살을 찌운 후 도축해서 이듬해 봄까지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던 소시지는 바로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최적의 단백질 공급원이었습니다.  

독일집
중세 독일 일반 민초들이 살던 집

 

반면 상대적으로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초지가 많았던 영국은 청어, 대구라는 단백질 공급원을 거의 무한정에 가깝게 얻을 수 있었고, 육류는 소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습니다. 또 초지가 많고 상대적으로 식음료 재료가 풍부했던 프랑스의 경우도 소시지뿐이 아닌 치즈, 와인에 어울리는 수많은 고급 음식이 발달했었죠.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식재료를 구할 수 없었던 독일에서 그나마 단백질이라도 보충하기 위해서라면 돼지 도축후 남은 부산물이라도 최대한 활용 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치적 조건 

 

통일 독일제국 즉, 독일 제2제국 탄생의 주역인 비스마르크가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에서 오스트리아를 꺾은 뒤, 프로이센은 300여 개의 크고 작은 나라, 공국으로 쪼개져 있던 독일 지역의 맹주로 등극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 독일의 기초가 닦이게 되죠. 현재도 독일은 각 주의 개성과 독립성이 뚜렷한 연방제 국가이기도 합니다.

제2제국
베르사유 궁에서 독일 제2제국을 선포 하는 빌헬름 1세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각 지방마다 고유의 소시지 제조법이 수도 없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러한 소시지 문화의 발전에는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독일 특유의 장인(마이스터) 문화가 배경에 있습니다.  배타적이고 도제식 운영을 기초로 하는 길드 문화는 연방 국가인 독일에서 크게 발달했고 마이스터의 공방에서 생산되는 지역별로 독특한 소시지는 독일음식의 상징과도 같은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결론

 

물론 소시지가 가난했던 독일 민중의 서민음식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어느새 독일인들의 소울 푸드가 되어 버린 탓에  소시지는 더 이상 가난했던 시절을 상징하는 음식이 아닙니다. 현대 소시지는 과거와는 달리 고급 살코기와 향신료가 들어가 지역별로 풍미가 다른 독일 음식의 대명사가 되었죠. 현재는 생소시지, 발효 소시지, 훈제 소시지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제조된 소시지가 독일 전국에서 추산 1,500종류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소시지
옥토버페스트에 차려진 소세지들 츄릅

 

갑자기 웬 소시지 타령이냐면, 주말에 친하게 지내는 지인 커플 댁에 놀러 갔다가 수내동에 위치한 정통 독일 소시지 맛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소시지와 슈바인 학세 맛이 이국적이면서도 환상적이었습니다. 분당 사시는 분들 한 번씩 방문 춫현 ㅇㅇ

 

https://blumet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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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인학세
겉바속촉은 반칙일 정도로 맛도리였던 슈바인 학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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